smile⌒∇⌒
2008. 3. 5. 18:01
문제는 과거(科擧)공부다 |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에 언제나 마음 아파하던 다산. 어떻게 해야 백성들이 배부르고, 사람다우며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만을 자나 깨나 생각하며 살았던 일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자기가 살아가던 세상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정밀한 분석을 내리고 그 안에 담겨있는 악(惡)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방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했던 것이 바로 그의 학문 전체인 실학사상이자 ‘다산학’이었습니다.
“과거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학문이야말로 이단(異端) 중에서도 가장 악독한 것이다. 양묵(楊墨)이나 불로(佛老)보다도 더 심할 뿐 아니라 그 해독은 홍수(洪水)나 맹수(猛獸)의 피해에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반산 정수칠에게 권면해 준 글)라고 설명하며, 정통유학에서 극심한 이단으로 배척하던 양자ㆍ묵자ㆍ석가ㆍ노자 등의 철학보다 더 문제가 많고, 홍수나 맹수의 피해보다 더 혹심한 것이 바로 과거공부라고 분석했던 것입니다.
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과거공부에만 온갖 정력을 기울이고 도의(道義)는 가르치지 않으니 신의사회가 무너져버렸다”(科擧爲主 而道義不講 朋友之信 壞矣: 示兩兒)라고 지적하여 신의가 무너져버린 세상에 대한 문제점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 세상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자녀를 좋은 대학에 합격시킬 것이냐, 어떻게 해야 자녀가 사시ㆍ행시에 합격할 것이냐 등에만 골몰하는 현실을 문제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시험의 공부가 바로 오늘 우리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반계 유형원,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등 큰 실학자들은 한결같이 과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개선책에 온갖 정력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오늘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에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집결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입시험, 취직시혐에 매몰되느라, 인간의 가치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값있는 삶이 되는가가 거론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도의와 신의가 무너지자 가족끼리 재산을 놓고 재판이나 벌리는 천민자본주의 세상이 오고 말았습니다. 과거공부에도 힘쓰지만 도의를 강론하는 일도 게으르지 않게 해야만 옳은 세상이 오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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