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재래시장 탐방
북구 서방 시장편
“겉다르고 속다른 시장 사정 누가 알아줘”
서방시장 사거리에서 동신고쪽으로 약 200m정도의 도로변에는 길거리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 호황을 이루는 것처럼보인다.
"장사 잘돼세요? 사람들이 많이다니니까요"
"속 모른 말씀마쇼. 보기에는 잘된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 이 답답한 속마음을 누가알아줘"
오후 5시쯤갔는데도 아주머니의 주머니속 돈을 모두 꺼내어 보여 주는데....
그러나 빗좋은 개살구라고 했던가 알멩이 없는 나락 쭉정이라고 한다
오랜 역사와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서방시장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주거 및 상가의 혼합지역으로서 광주 동북부 교육 및 생활권의 중심지이며, 동구 산수동과 계림동, 북구 두암동과 우산동 경계지역이다.
동문로에 자리잡은 서방시장은 광주 최초의 시장이 문을 열게 되면서 미곡상이 32곳, 미곡 중개소 10여군데, 기타 잡화상 60여 개소가 어우러져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제법 호황을 누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몫을 했으나, 정부의 미곡정책 변화와 대형할인점 성행으로 인하여 예전과 같은 활기찬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으며 이는 풍향동이 낙후를 면치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때, 광주상업고(남,여), 동성중(남,여), 교육대학교, 동신중.고(남,여), 동강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로 인해 자취방, 하숙방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주택을 소유한 가정의 가계에 큰 보탬이 되었으나 광주상업학교 이전과 아파트 선호 분위기에 밀려 지금은 영세한 서민들이 주로 셋방을 지키는 실정으로 인구에 비해 국민기초생활수급자(영세민)가 많은 요인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41년째 그릇가게를 하시는 김원석(경도그릇.69)씨는 서방시장의 터줏대감이라고 할수 있을정도로 오랜시간동안 서방시장을 지켜보았다.
“ 지금아들만 셋인디 여기서 장사하면서 낳고 자라 큰 아들놈은 결혼하고 두 아들은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디 아직 못허고 있소, 돈이 있어야 장가를 보내지라우
장사가 장되야 집한칸 이라도 해 줄텐데 ......“ 하시며 한숨을 내 쉬었다.
모든 재래시장들이 대형마트 때문에 타격을 많이 받고 있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은 어떤것이 있을까?. 김원석씨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람들이 대형마트를 많이 찾는 이유는 첫째 깔끔하게 정리가잘돼있고, 둘째 환경이좋고, 셋째교통이 편리해서 주차가 좋고, 네째 쇼핑의자유등 구색이 모두 갖추어져 편리하게 물건을 구입할수 있고 어린이가 함께 동행해도 눈과입이 즐거워 모든것을 만족할수 있기 때문이라고한다.
그렇다고 그에 맞추어 서비스를 할수 있는사정도 아니라고한다
상가조합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옛날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장사가 안돼 이곳을 모두 떠나버리고, 있는 사람들도 누가 총대매고 나설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서로가 힘없고 어쩔수 없이 문열고 계신다는 말씀밖에 들을수가 없었다.
서방시장은 안시장과 뒷골목시장으로 나뉘는데, 안 시장은 앞쪽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와있는가게를 말하고 뒷골목은 그야말로 뒷골목이다
광주은행쪽에서 들어가면 그쪽 방향이 뒷골목시장이라고한다.
뒷골목시장에서 방앗간을 하시는 전기성(70)씨는 처음 가게를 오픈할 당시를 이렇게 회상하신다.
“광주에서 도둑놈이 도망가다 이곳에 들어오면 다 잡힐정도로 황금기가 있었을때 들어왔지라우, 40년전 서방시장가게를 얻으러오니까 판자로 칸막이가 있을정도로 허술한 가게에서도 장사만 잘됐당께요,명절때 장사해서 몇 달은 잘먹고 살았응께요, 근디 지금은 가게를어떻게해도 손님이 안 온당께요, 하루아침10시에 문열어서 손님 한명도 없을때도 많소,그래도 어쩔것이요, 늙어서 다른 할 일은 없응께 여기라도 열어놓고 놀드라도 여기서 놀면서 하루를 지내고있소 ”
손님이 없어 어쩌면 이곳이 이웃들과 어울려 정을 나누는 장소로 변해가는지도 모른다.
가게문을 열어놓고 커피도 나누고, 점심도 함께하고 이렇게 시장사람들끼리 두터운 정을 쌓아가고 있다.
뒷골목 에는 가게 셧터문들이 대부분 닫혀있는 상태이다. 그나마 문을 가끔씩열고 닫는곳은
가까운 말바우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사용하는 물건창고로 쓰이고 있는가게들이다.
앞도로변에 장사하시는분들도 집세내는 돈도 마련하기어려울 정도로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내부를 수리하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아 할수 없이 그냥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건물주인들이 해줘야할 것들을 임대업자들이 해야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는 것이다. 도로변 가게들은 모두 임대로 사는사람들이고 한집만이 자기소유 가게를 가지고 있는실정이다.
광주상고 이전 후 학생들의 자취생활이 줄어들면서 서서히 쇠퇴기를 맞이하고 있는 서방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편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마음은 단순해지고있다, 곧바로 눈에보이는 것만 생각하는 단순주의.
그렇기 때문에 눈에보이는 것들부터 정비가되어야할것 같다. 우선 건물주와함께 노후건물재정비, 상인들의 협동심 만들기, 주차공간 만들기, 행사이벤트 만들기등 서로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강남간 제비가 봄이되면 남쪽으로 날아오듯이 깔끔한 새 단장으로, 재래시장의 화려 함도
다시 날개를 달고 사람들의 오가는 정들이 연결되는 장소로 탈바꿈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2분과 : 고옥란, 조조순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