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걸어서도 서석 대까지 간다고 ?”
“등산로가 새로 생겼다고?”
지난 5월에 무등산에 옛길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얼마 전,
이제는 아름다운 서석 대까지 옛길을 만들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워낙 시민들이 무등산을 많이 찾다보니 무등산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산을 오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산수동에서 무등산행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다 보면 10대정도의 차를 보내고도 타기 힘들 정도로 시민들이 무등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등산은 시민들의 편안한 안식처이고 삶을 편안하게 정리해주는 어떤 마력이 있는듯하다. 그래서 무등산은 영험한 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5월에는 산수오거리에서 원효사까지 약 3시간정도(7.75km)코스. 이번10월에는 원효 사에서 서석 대까지 2시간코스(4.12km)로 옛길을 만들어 등산로를 정비했다.
제1구간의 옛길은 평탄한길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면, 제2구간은 완만하면서도 경사가 급한 곳이 몇 군데 있어 산을 오르는 묘미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무등산 관리사무소 뒤쪽에서 제2구간 등산로가 시작된다.
동네뒷산 오솔길을 오르는 것처럼 평탄한 길을 걸으면서 다람쥐도, 나뭇잎도 함께 말동무 가되어 자연을 친구삼아 길을 걸으니 숲속 무릉도원에 와있는 것처럼 마음이 가벼웠다.
아마 산을 오르는 기분은 이런 것 때문인 가보다.
얼마쯤 가다보니 넓은 바위위에 사람들이 모여서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며 주고받는 모습이 얼마나 친근해 보이는지, 산에 오르다 보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친구가 되는가보다.
이 바위는 치마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굉장히 넓어서 사람들이 자주 쉬어가는 곳 이라고 한다. 아마 휴게소라고 하면 어울릴까?
얼마쯤 가다보니 번호가 씌어있는 푯말이 보였다.
옛길에는 1번부터 40번까지 번호가 달린 기둥이 300m 간격으로 서있다.
가면서 어디쯤 왔을까! 짐작 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등산로 길을 가다보면 주검동, 김덕령장군의 흔적등 몇가지 기억되는 것들도 볼수있다.
물통거리라는 샘물도 눈에 띄었다.
이곳은 그 옛날 산을 넘어 광주를 오가던 사람들이 물을 마셨던 곳이지만, 무등산에 군부대가 들어오면서 샘물은 폐쇄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지금도 있었으면 등산하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달래줄 귀중한 샘물이었을 텐데…….
약간 숨이 벅차오르는 경사길 을 오르기 시작했다.
울창한 나무사이로 햇빛이 반짝이며 내리 쬐였다.
힘든 시간을 피하려는 듯 자연 속으로 눈을 돌렸다. 도토리가 바닥에 뒹굴고 나뭇잎이 그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야생동물의 먹이를 줍지말라는 안내문구도 씌어있지만, 가끔씩 아주머니들은 상수리 도토리를 주머니에 하나둘 주워 담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정상에 오른 듯 하늘빛이 모두 드러나고 도로가 보였다.
광주에 살고 있지만 한 번도 무등산을 오르지 않았던 나는 여기가 끝 인줄 알았지만,
숨을 들이쉬며 또 다른 안내판을 봤을 때 아직도 0.5km를 더 가야 한다는 푯말이 나를 힘들게 했다.
다시 정상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는 다르게 돌계단이 많고 가파른 구간이 많았다.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추고, 너무 힘들었다.
이곳은 옛길이 조성 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더 힘들어 산을 잘 오르는 분들도 힘든 경사 코스였는데, 지금은 얼마나 편리하게 오를 수 있는지 모른다며 조금만 가면 된다고 힘내라고 하면서 산을 내려온다.
그 말이 진짜인 것처럼 믿고 오르지만, 그 말처럼 조금이 아닌 먼 길이었다 정상은 나오지 않았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힘을 주었다. 나처럼 힘들어하면 선의의 거짓말로 위로해주고 꼭 정상까지 갈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러한 친절로 서로가 산 친구가 되어 이야기도 나누며 산을 통한 친구가 되어 가는가보다.
말로만 듣던 주상절리대의 모습.
바위를 깎아 병풍을 만든 것처럼 늠름하게 서 있는 바위를 보면서 그 웅장한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또 서석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억새밭의 모습들....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고, 모두가 내 손안에 있는 것처럼,
광주 시내를 다가진 것처럼, 얼마나 기쁜지 말로 표현이 어려웠다.
산을 오르면서 힘들었던 고달픔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름다움에 푹 빠져 카메라의 셔터를 한없이 눌러댔다.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광경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내가 살고 있는 광주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올라올 때는 힘들어서 주위를 살펴볼 여유도 없었지만 내려올 때는 멀리 이곳저곳을 바라다보았다.
저 멀리 억새가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사람들의 집단처럼 모두 함께 같은 방향으로 고갯짓을 하고 있었다.
옛날에는 군부대가 있어 출입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곳에 이처럼 억새들이 자리 잡고 있어
사람들은 억새밭에 들어가 산책로를 걸으며 자연과 한 무리가 되어 함께 넘실거렸다.
아름다운 무등산을 말로만 듣다가 옛길이 개장되어 산을 오르고 보니 어머니의 품속같이 편안한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옛길이 개장되어 그 옛날 선비들이, 광주사람들이, 걸어서 이 산길모퉁이를 돌아가던
시간속 추억여행도 해볼 만하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옛길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자연과 함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무등산옛길을 찾는 기쁨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